5-6년전에 친구에게 '대추이야기'라는 제목으로 메일을 보냈더군.
그 중 일부야.
매화, 벚꽃, 진달래, 개나리, 복숭아, 살구꽃 같은 나무들은
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나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운대. 엄청
부지런떠는 나무들이지.
그런데 대추나무는 그런 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잎을 피운
다음에도 여전히 겨울잠을 자는 듯 잎도 꽃도 피우지 않는
다고 하네. 그래서 겨우내 얼어 죽은 게 아닌가 하고 가지를
꺾어보면 어김없이 그 나무줄기에는 물기가 흐른다는 거야
죽지 않았다는 얘기야.
대추나무는 아주 게으리기 짝이없게 4월 말이나 5월 초쯤
되어서야 뒤늦게 겨울잠에서 깨어나 잎을 피운대.
그렇지만 이 대추나무는 뒤늦게 겨울잠에서 깨어난 대신
일년에 세 번, 그러니까 봄에 꽃핀 자리에 이미 열매가
어느 정도 굵어진 다음에도 초여름과 늦여름에 다시 꽃을 피워
그 열매들을 추석 때쯤 한꺼번에 익힌단다.
어느 해를 보더라도 대추나무가 열매를 많이 맺는 것은 바로
그런 이유 때문이라는 거지.
남들은 자기 기준에 따라 저 나무는 겨울잠에서 늦게 깨어난다고
말하지만, 사실 긴 겨울잠을 자며 대추나무는 다른 나무보다
충실한 여름 준비와 가을 준비를 한다는 거야.
또 대추나무는 모든 가지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는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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