詩와 冊과 版畵 그리고... 185

가녀장의 시대 / 이슬아

슬아는 개미처럼 글을 쓰면서도 된장을 담글 줄 모른다. 복희는 글을 쓸 줄 알지만 그걸 하느니 차라리 된장을 담그겠다고 말할 것이다. 복희엄마 존자는 된장 담그기어 도가 텄지만 글을 읽고 쓸 줄 모른다. 각자 다른 것에 취약한 이들이 서로에게 의지한 채로 살아간다/98 둘은 공통점이 거의 없다. 그렇기 때문에 서로 견딜 수 있는 지점도 있다/156 / 이슬아 '가녀장의 시대' 질서는 창조되고 편집될 수 있다.

아버지의 해방일지

아버지가 여느 망자들과 달리 당신을 애틋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손수 만든 제상을 받을 거라는데 생각이 미치자 죽으면 끝이라는 아버지의 유물론이 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P97~98 아버지는 갔어도 어떤 순간의 아버지는 누군가의 기억속에 각인되어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생생하게 살아날 것이다. 나의 시간속에 존재할 숱한 순간의 아버지가 문득 그리워졌다.P110 / 정지아 '아버지의 해방일지'